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과 당 지도부를 향해 “타이밍도 놓치고, 밥상도 걷어차고,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정당”이라고 쓴 소리를 날렸다.
오 전 시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도권의 바닥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3선의 김세연 의원을 언급하며 “한 전도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자기희생 결단으로 한국당에 기회가 왔다. 기회가 온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 절호의 기회가 공중분해 돼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 좋은 소재를 발화점으로 만들지 못하는 화석화된 정당”이라고 한탄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를 기폭제로 당 인적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인에도 당 지도부가 김 의원의 ‘동반 퇴진’ 촉구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당내 중진 의원들도 공공연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쇄신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오 전 시장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도 부족할 판에 유에서 무를 만드는 정당, 밥상을 차려줘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우왕좌왕하는 정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단장님 한걸음 한걸음에 수천 병력의 생사가 왔다갔다 한다. 일선에서 죽어라 뛰는 야전군 소대장은 야속할 뿐이다”며 당 지도부와 각을 세웠다. 오 전 시장은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거리 당원모집 활동을 하며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는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을 이겨야 한다.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사회주의 개헌을 저지하기 위해서도, 더 이상의 서민 고통을 막기 위해서도 ‘통합과 협신’은 반드시 이뤄야 할 전제조건”이라고 언급했다.
또 “이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자기희생과 솔선수범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당 리더십의 ‘정치적 상상력’”이라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17일에도 페이스북에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은데, 겸손하고 유능하고 바른 사람이, 얼마나 답답하면 이런 결단을 했겠나 싶다. 이 숭고한 뜻이 올림이 돼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적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