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 운동장 2곳 사라져” 아마존 파괴 10년 내 최악

입력 2019-11-19 15:59
지난 8월 산불 피해를 입은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사진=AP뉴시스

브라질 아마존에서 벌채된 삼림 면적이 지난 1년간 약 1만㎢에 달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10년 만에 최악의 삼림 파괴다. 지구에서 가장 큰 탄소흡수 지대가 기업형 농업, 광부, 벌목업자 등으로 인해 황폐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자이르 보르소나루 정부의 개발주의가 지탄받는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1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면적이 9762㎢이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1분에 축구장 2개가 사라진 꼴이라며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1년(2017년 8월~2018년 7월)의 7536㎢보다는 29.5% 더 벌채가 이뤄졌다. 파괴 면적 증가율로 보면 1994~1995년(95%), 1997~1998년(31%) 이후 세 번째로 높다. 1994∼1995년 파괴 면적은 역대 최대인 2만9100㎢였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2003년 8월∼2004년 7월 2만7772㎢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2011년 8월∼2012년 7월에는 4571㎢까지 감소했지만 최근 다시 증가세다.

연간 아마존 파괴 면적 수치는 INPE가 운영하는 ‘아마존 삼림벌채 모니터링 프로젝트’(Prodes)의 인공위성 시스템으로 측정한다. 이 수치는 삼림벌채 수준을 가장 보수적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INPE가 운영하는 ‘실시간 삼림 파괴 감시 시스템’(Deter) 보다도 증가율이 낮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정부가 “거짓말”이라고 해왔던 아마존 파괴수준을 보여주기엔 충분히 가파르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파괴 문제를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비정부기구(NGO)의 거짓”이라고 조롱해왔다.

환경단체들은 브라질정부가 환경보호 조치를 약화시키고 벌목업자들을 지원하는 등 개발주의에 매몰돼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아드이라나 라모스 사회환경연구소장은 “대통령이 환경범죄를 옹호하고 처벌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지난 6일 아마존 열대우림과 중서부 판타나우 열대 늪지에서 사탕수수 경작을 허용하기로 했다. 2009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시절 열대우림 파괴를 우려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의 사탕수수 경작 금지 조치가 내려졌지만 10년 만에 뒤집혔다. 브라질 내 환경단체들의 연합체인 브라질기후관측소는 “열대우림의 사탕수수 경작 금지 해제로 아마존과 환경파괴에 취약한 다른 지역들이 약탈적인 경제 확장에 노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에선 열대우림 파괴가 2012년쯤부터 증가세를 보여 보우소나루 정부에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