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답 고쳐도 ‘0점 처리’… 수능 ‘4교시 답안지’ 논란

입력 2019-11-19 15:41
지난 14일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습. 뉴시스

지난 14일 치러진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이 답안지를 실수로 수정했다가 전 과목 0점 처리될 처지에 놓였다. 비슷한 일이 매년 일어나는데도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 않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KBS 보도에 따르면 경남 창원 모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 A양은 4교시 생명과학 시간에 한국사 답안지를 실수로 수정해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현행 수능에서 4교시 시험은 한국사와 탐구영역 2과목을 한꺼번에 치르게 되어있다. 이때 수험생은 반드시 한국사 시험을 먼저 치르고 감독관이 시험지를 모두 걷어간 후에 남은 탐구영역을 풀어야 한다. 과목 풀이 순서를 지키지 않거나 다른 시험지를 들춰보기만 해도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이날 A양은 4교시 과학탐구 시험 종료 직전에 답안지에 잘못 표기한 답을 발견했고 이를 수정하려다 실수로 한국사 답안에 손을 댔다. 한국사와 탐구영역 답안지가 한 장으로 이뤄져 있어 생긴 실수였다. 실수를 인지한 A양은 즉시 손을 들어 감독관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지만, 부정행위자로 분류돼 전 과목 0점 처리됐다. A양은 인터뷰에서 “(그동안) 공부했던 게 물거품이 된 것 같다”며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4교시 한국사/탐구영역 답안지. 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이 같은 ‘4교시 응시방법’ 위반 건수는 최근 3년 동안 329건에 달할 정도로 잦다. 지난해에는 이 ‘4교시 응시방법 위반’ 적발이 전체 부정행위의 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4교시에 수험생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장학사들이 끊임없이 이 부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답안지를 애초에 분리해놨어야 하는 거 아니냐” “부정행위라기보다는 단순 실수인 것 같다.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