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조정 결렬로 19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 경기도 고양지역 버스회사인 명성운수 노조가 일산동구청 앞에서 생활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집회와 가두행진을 벌였다.
명성운수 노조 400여명은 일산동구청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첫차부터 막차까지 하루에 15시간 이상을 운전하고, 이튿날은 쉬는 격일제로 근무한다”며 “2년 차들의 시급은 최저시급을 약간 웃도는 8641원에 불과하고 매달 의무근무일인 13일을 넘겨 14, 15일까지 근무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초과근로를 해야 어느 정도 생활임금을 벌어갈 수 있는데 버스업종에 주52시간제가 도입되면서 더는 초과근로를 할 수 없게 됐다. 의무근무일만 일해서는 먹고살 수가 없다”며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최소한의 임금을 보전해주고, 동종업계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측이 노동시간 단축의 지원금과 인상된 요금은 독차지하면서 그 피해와 희생은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버스 파업으로 시민에게 큰 고통과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노조는 조속히 파업을 끝내고 버스 운행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일산동구청에서 5㎞ 가량 떨어진 명성운수 본사 사무실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명성운수 노조는 전날 임금협상 관련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 회의가 결렬되자 사측과 추가 협상을 벌이다가 이날 오전 4시15분쯤 최종 결렬 및 파업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고양시민들은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이날 오전 출근길 추위에 떨며 다른 버스, 지하철, 택시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
명성운수는 기사 560명, 차량 340대를 보유한 고양지역 운수 업체로 서울, 광화문, 영등포, 인천공항 등 주요 광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노선은 광역버스인 M7129·1000·1100·1900·3300·9700·1082·1500번과 좌석버스인 830·870·871·108·921번, 시내버스인 72·77·82·66·11·999번이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