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야마구치 순의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했다. 이제 관심은 SK 와이번스가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할지 여부다.
닛폰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19일 “야마구치가 미국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라며 “구단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가 포스팅을 허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쓰이 히데키, 우에하라 고지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둘은 자유계약선수(FA)로 미국 구단과 계약했다.
야마구치와 요미우리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요미우리 구단은 “2016년 말 FA로 야마구치를 영입하며 '메이저리그 도전 허락'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사무라 쓰카사 요미우리 사장은 “야마구치의 꿈을 존중한다”라며 “야마구치의 잔류를 위해 대화했지만, 결국 야마구치의 도전을 허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는 “메이저리그 진출은 나의 오랜 꿈”이라며 “일본야구도 세계 정상급이지만 다른 환경에서 배우는 자세로 도전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야마구치는 올해 정규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70이닝을 던지며 15승 4패 평균자책점 2.91을 올렸다. 삼진은 188개를 잡았다. 센트럴리그 다승, 탈삼진 1위다.
개인 최고 성적을 올린 야마구치는 요미우리 구단과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게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고 했고, 구단은 고심 끝에 포스팅을 허락하기로 했다.
하라 감독은 “팀의 기둥인 야마구치가 새 출발한다”라며 “팀 전력을 생각하면 아쉽지만, 선수의 꿈을 막을 수는 없고, 일본의 보물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야마구치에게는 한국전에서의 고전이 미국 진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야마구치는 17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한국과의 결승에서는 1회 김하성에게 투런포, 김현수에게 솔로포를 맞으며 1이닝 3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그렇다면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SK는 허락할 것인가.
SK 김광현은 19일 손차훈 단장과 면담을 갖는다. 김광현은 2019 프리미어12 대회를 마치고 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전날인 18일 귀국했다. 김광현은 프리미어12 대회 기간에 메이저리그 진출 뜻을 밝힌 바 있다.
김광현은 2017시즌을 앞두고 SK와 계약 기간 4년, 총액 85억원의 FA 잔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2017년 시즌을 팔꿈치 수술로 통째로 날렸다. 그러기에 FA 자격을 재취득하려면 2021년 시즌까지 뛰어야 한다. 현재로선 SK 구단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김광현은 2014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연봉 협상까지 벌였지만 이견차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190.1이닝을 던져 17승 6패, 평균 자책점 2.51, 삼진 180개를 기록했다. 올해 만 31세라는 나이를 고려할 때 올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