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기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45%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각각 5%, 3%대에 머물렀다. 전체 코스피 상장기업 매출의 11%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이 수치는 각각 4%, 2%대로 추락한다. 그나마 올해 3분기 실적이 2분기와 비교해 소폭 오름세를 보여 ‘반등의 불씨’를 남겼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79곳(금융회사 등 제외)의 3분기 누적 매출액(연결 기준)이 1487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82조원, 54조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8%, 45.4%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 포인트(0.07%) 내린 2160.69에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이 뼈아팠다. 두 대장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1%, 54.0% 급감했다. 순이익은 각각 84.9%, 82.4% 추락했다. 두 기업 실적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27%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2%, 30.8% 감소했다.
기업 부채도 증가했다. 지난 9월 말 연결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109.37%에 이르렀다. 전년 말보다 4.91% 포인트 뛰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각각 5.53%, 3.66%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53% 포인트, 3.07% 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실적만 따로 떼어내면 코스피 상장기업의 매출액(508조원)과 영업이익(28조원), 순이익(17조원)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7%, 4.2%, 5.0%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900곳도 3분기 매출액(46조원)과 순이익(1조9000억원)이 2분기보다 각각 0.7%, 25.8% 뛰어올랐다.
이에 금융시장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진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끝나고 실적 개선 흐름이 시작될지 주목한다.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고, 반도체 업황이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를 끝으로 향후 기저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며 “이른바 ‘역성장의 최저점’을 통과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