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A매치 통산 99호 골을 터트렸지만 스틸 논란이 일었다. 동료 선수의 국가대표팀 데뷔골을 훔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호날두는 18일(한국시간) 룩셈부르크 요제프 바르텔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 B조 룩셈부르크와의 최종전에 나섰다. 포르투갈은 이날 2 대 0 완승을 거두며 유로2020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호날두는 전반 39분 부르노 페르난데스(스포르팅)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31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포르투갈을 본선으로 이끌었다. 이 골로 국가대표팀 간 경기인 A매치 통산 100호 골에 한 걸음 다가선 호날두는 이란의 알리 다에이가 보유한 A매치 최다 득점 기록(109골) 경신도 넘볼 수 있게 됐다.
분명 축하받을 일이지만 일각에서는 호날두가 동료 디오구 조타(울버햄프턴)의 A매치 첫 골을 가로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영국 일간지 더선은 “호날두가 조타의 골을 훔쳐서 A매치 100호 골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기사에는 “호날두가 조타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팬들의 반응도 함께 소개됐다.
문제가 된 득점 상황을 복기해보면 이렇다. 먼저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낸 조타가 골대를 향해 이 공을 강하게 때렸다. 룩셈부르크 골키퍼가 막으려 했지만 공이 뒤로 흐르며 그대로 득점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그때 호날두가 달려들어 바닥에 튄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더선은 이 기사에서 호날두의 득점을 ‘램지풍 골’이라고 묘사했다. 호날두가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4차전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와 원정에서 소속팀 유벤투스 동료 에런 램지에게 자신의 득점이 될 뻔했던 골을 빼앗겼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램지의 득점은 이번 룩셈부르크전 호날두와 조타 간의 스틸 논란과 흡사한 과정을 통해 터졌다.
이 경기에서 호날두가 전반 4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때린 오른발 프리킥이 골키퍼 손에 맞고 가랑이 사이로 빠지면서 골대로 흘러 들어갔다. 이때 같은 팀 에런 램지가 쇄도해 볼을 밀어 넣었다. 그대로 뒀으면 호날두의 득점이 될 볼이었지만 결국 램지의 득점으로 기록됐다. 램지는 호날두에게 사과의 제스처를 보냈다.
이런 경험이 있는 호날두가 조타를 상대로 비슷한 상황을 재현하자 램지가 그랬던 것처럼 호날두 역시 조타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당사자인 호날두와 조타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호날두의 득점 후 두 사람은 웃는 모습으로 서로를 껴안으며 대기록을 축하했다.
호날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A매치 최다 득점 기록 도전에 대해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고 나는 기록을 깰 것이다”라며 “100번째 골은 자연스럽게 나올 것”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논란의 득점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