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공대 진입한 경찰, ‘최후의 보루’ 무너지나

입력 2019-11-18 11:34
17일 홍콩 이공대 인근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시위대와 경찰이 일촉즉발의 대치를 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 경찰이 18일 새벽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 진입했다. 그간 시위대가 격렬하게 저항해 부딪혀왔던 홍콩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이미 시위대가 철수한 상황이라 이공대 진압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새벽 대학생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의 격렬한 저항을 뚫고 이공대 교정에 진입해 시위 진압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아직 이공대 교정 대부분은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지만 경찰이 교정에 진입한 이상 시위대 진압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 중문대를 비롯해 시립대, 침례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시위대가 철수했다. 이에 따라 이공대는 홍콩 시위대 입장에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17일 홍콩 시위대가 방독면을 쓰고 경찰에 저항하고 있다. 사진 속 시위대는 제작한 화염병에 불을 붙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홍콩 이공대에서 17일 한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화살을 쏠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시위대는 경찰의 진입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활로 화살을 쏘면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자체 제작한 투석기로 화염병, 벽돌 등도 발사하고 있다. 경찰의 진입을 막고자 시위대가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면서 이공대 교정 곳곳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폭발음이 들리는 상황이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 차 2대를 동원해 파란색의 거센 물줄기를 쏘며 이공대 교정에 진입하고 있다. 물에 파란색 염료를 섞은 것은 물대포에 맞은 시위대를 쉽게 식별해 체포하기 위한 것이다.

이공대 시위 현장에는 조만간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직접 나와 이공대 진입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가 18일 홍콩 이공대 정문으로 통하는 계단에 불을 지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찰이 이공대 교정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대규모 검거 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미 이공대 인근에서 수십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일부 시위대는 탈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이 이공대 교정을 전면 봉쇄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공대 내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