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 때도 홍길동처럼…” 임종석 총선 불출마에 당황한 민주당

입력 2019-11-18 05:47 수정 2019-11-18 05:49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정계은퇴 시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과 함께 당의 큰 자산이 손실된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의견들이 잇따라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학생운동 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라며 “저도 잘 모르는 상황이다.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운동에 전념하고 싶다는 취지라고 들었다. 그것도 그것대로 장하고 훌륭한 뜻이고, 마저 들어보고 평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해식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입장 표명은) 너무 갑작스럽다”면서 “전혀 (의중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당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할 분”이라며 “(당이) 만류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도 “아까운 사람이 하나 간 것”이라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이런 입장 표명이 서울 종로 지역구 출마 문제와 연관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임 전 실장이 청와대에서 물러난 직후 종로로 이사하면서 종로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현역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재도전 가능성이 나오며 전망이 엇갈렸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서울의 한 중진의원은 “어떻게든 종로 (출마) 가능성을 지켜보라고 했는데 왜 그런 입장을 밝혔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한 초선 의원은 “정 전 의장이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결정이 그와 관련된 것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는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과 동시에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