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부 몽골족 자치구인 네이멍구(內蒙古)에서 흑사병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네이멍구 시린궈러(錫林郭勒) 보건당국은 지난 5일 시린궈러의 한 채석장에서 야생 토끼를 잡아 취식한 55세 남성이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이 환자는 앞서 베이징 병원에서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은 두 환자와 같은 시린궈러에 살고 있었다. 다만 폐 흑사병 판정을 받은 두 환자와 다르게 이 남성은 림프절 흑사병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발열 증세를 반복적으로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남성은 네이멍구 울란차푸(烏蘭察布)의 한 병원에 격리돼 치료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이 남성과 접촉한 사람은 28명으로 확인됐고, 28명은 이미 격리돼 의학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은 “아직 앞서 확진받은 두 환자와 이번 환자 간의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베이징의 한 중형병원에 입원한 환자 2명에 폐 흑사병 확진 판정을 내렸다. 네이멍구 시린궈러에서 온 이들은 부부 사이로 남편이 43세, 부인이 46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지난달 25일 감염됐으며, 남편을 간호하던 부인도 지난달 31일 같은 증세를 보여 지난 3일 베이징 시내의 중형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 둘은 발열과 호흡 곤란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사병 또는 역병으로 알려진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크게 폐 흑사병, 패혈증 흑사병, 림프절 흑사병으로 나뉜다. 주로 페스트균을 가진 쥐벼룩이 사람을 물어서 전파되지만 다른 소형 포유동물과의 접촉에 의한 전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스트는 조기에 진단이 이뤄지면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률이 크게 높아진다.
중국에서는 흑사병으로 숨진 사례가 2014년 3건, 2016년과 2017년, 2019년 각 1건 있었다.
2012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총 256건의 흑사병 발병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60명이 목숨을 잃어 세계 최대 사망자 숫자를 기록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7년에도 이 병으로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환자나 페스트균에 오염된 설치류가 발견된 적이 없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