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거리청소 나선 중국군 옷 보니 “최강의 특수부대 소속”

입력 2019-11-17 17:09 수정 2019-11-17 17:11
지난 16일 홍콩 거리에서 청소 작업을 벌이는 중국군 모습. 연합뉴스

지난 16일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 중국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가 포함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빈과일보, 동방일보 등이 17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수십명은 카오룽퉁 지역의 주둔지에서 나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막으려고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을 40여분간 했다.

반소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을 한 이들 중국군 중 상당수는 앞부분에 호랑이 문양, 뒷부분에는 ‘特戰八聯(특전팔련)’이라는 글자가 쓰인 주황색 티셔츠를 입었다. 뒷부분에 ‘雪楓特戰營(쉐펑특전영)’이라고 적힌 남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중국군도 상당수 있었다.

홍콩 언론은 이같은 옷차림을 통해 이들이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76집단군의 ‘쉐펑특전여단’에 소속된 부대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쉐펑특전여단은 중국이 항일전쟁을 할 때 용맹을 떨쳤던 펑쉐펑(彭雪楓) 장군이 창설한 부대로서 펑더화이(彭德懷)의 지휘하에 한국전쟁에도 참여한 중국군 내 최정예 부대 중 하나이다. 2000년에는 이 여단 산하에 중국 최초의 대테러 전문 부대가 창설됐으며, 이 부대는 시가전은 물론 고산지대나 사막, 삼림 등 어떠한 지형에서도 대테러 작전을 전개할 수 있도록 훈련된 최강의 대테러 부대로 알려져 있다.

홍콩 언론은 머나먼 중국 서부 지역에 주둔하는 대테러 특수 부대가 홍콩에 와서 주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는 심상치 않은 징조라고 해석했다.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중국 관영 매체가 홍콩 시위를 테러리즘으로 맹비난하면서 단호한 대처를 주문하는 것에 비춰볼 때, 최악의 상황에서 시위 진압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홍콩에서 계속해 과격한 폭력 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 질서를 짓밟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최후통첩을 한 바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