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쇄신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신당 창당에 준하는 혁신을 요구했다.
그는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나자”며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앞장서고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 한다.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지도부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 자기는 예외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며 “이전에 당에 몸담고 주요 역할을 한 어떤 사람도 새로운 정당의 운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태흠 의원은 3선 이상 중진 용퇴 또는 험지 출마를 당에 공개 요구했다. 이어 초선, 재선 의원들이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의원직을 내려놓거나 인적 쇄신에 스스로 나서겠다는 선언은 없었다. 김 의원은 “당의 변화는 사람의 변화, 인적 쇄신으로부터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불출마 선언 등 쇄신 요구가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 한국당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은 6선 김무성 의원, 재선 김성찬 의원, 초선 유민봉 의원 등 3명이다. 김 의원이 당에 강하게 쇄신 요구를 한 만큼 당에도 적잖은 파급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심희정 심우삼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