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지소미아 종료는 자멸적 실수. 결정 철회돼야”…VOA 보도

입력 2019-11-17 07:57
美한반도 전문가들, “한미 동맹에 타격”
서먼 前 주한미군사령관 “위기에 정보 공유 안되면 한·일 모두 패자 될 것” 경고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할 경우 한·미 동맹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고 있다. 오른쪽 세번째부터 에스퍼 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 연합뉴스

VOA는 한반도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9명이 지소미아 파기를 오판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자멸적인 실수이고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는 상징성도 높고 작전 전개에도 매우 유용하다”면서 “북한의 계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위기 상황에서도 효용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소미아가 실제 유용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훼손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동북아시아 안보 구조도 약화시킬 것”이라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북한 등 적국을 이롭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역사라는 제단 위에 한국의 안전과 미국의 방어 공약을 쓸데없이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역내 안보를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선 적시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위기 상황에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한·일 두 나라가 패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한·미 관계가 최근 3~4년 동안 훼손된 것은 사실”이라며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 동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현 국면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번영을 역사 문제보다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라며 “이는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켄 고스 미 해군연구소 국장은 유일하게 “지소미아 파기는 이해할 만하고 안보상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