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성사된 한일전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분패했다. 한국이 6점 차이로 벌어진 열세를 1점 차이로 좁히면 일본은 3점 차이로 달아났다. 한국이 다시 1점을 따라잡으면 일본은 2점 차이로 벌렸다. 추격전은 일본의 등이 한국의 손에 닿을 듯 하면서 결국 닿지 않고 끝났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최종 4차전에서 8대 10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슈퍼라운드 최종 전적 3승 2패로 2위에서 완주했다. 일본은 4승 1패로 1위에 올랐다. 이미 순위만 결정되지 않았을 뿐 양국은 최소 2위 이상을 확보하고 치른 경기였다. 두 팀은 장소를 바꾸지 않고 17일 오후 7시에 결승전을 갖는다.
한국은 이미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고 이 경기에 임했다. 결승 진출도 확정돼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한일전의 중압감만이 동기를 부여한 경기였다. 강력한 투수진을 보유한 한국과 일본의 승부는 뜻밖의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한국이 12개, 일본이 14개, 그렇게 모두 26개의 안타를 주고받았다.
선취점은 일본의 몫이었다. 2회말 2사 2에서 기쿠치 료스케는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뽑았다. 그러자 한국의 황재균은 3회초 솔로 홈런으로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3회말에 일본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이 이닝에만 6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사카모토 하야토의 2루타를 시작으로 연속 5안타가 이어졌다. 한국은 선발 이승호를 내리고 이용찬을 투입했지만 일본의 난타는 계속됐다. 밀어내기 볼넷, 적시타, 희생플라이로 승계주자와 책임주자까지 득점했다. 한국은 1-7에서 일본의 불방망이를 가까스로 잠재웠다.
한국은 4회초에 대반격을 시작했다. 박건우, 김재환, 박병호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만회하고, 이어진 1사 1, 2루에서 강백호의 중전 적시타로 3-7까지 추격했다. 2사 1, 2루에서 박세혁의 1타점 2루타, 이어진 2, 3루에서 김상수의 2타점 2루타로 6-7까지 추격했다.
한국은 승부를 뒤집을 기회도 있었다. 5회초 연속 볼넷 3개로 얻은 무사 만루 기회에서 최정의 삼진, 강백호의 우익수 플라이에서 홈으로 쇄도하던 대주자 이정후의 횡사로 한 점도 뽑지 못했다.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승부처가 되고 말았다. 위기를 탈출한 일본은 곧 달아났다. 5회말 안타 3개를 허용하고 9-6로 달아났다.
한국은 7회초 2사에서 허경민의 유격수 땅볼 때 이정후의 2루 세이프를 비디오 판독으로 바로잡으면서 1, 2루 기회를 얻었다. 이때 강백호는 중견수 바로 앞으로 떨어진 2타점 적시타를 때려 8-9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한국은 같은 회 말 수비에서 구원 등판한 한국의 고우석이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실점했다. 일본은 10-8까지 벌린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토요일 밤에 한일전이 편성된 도쿄돔은 슈퍼라운드 첫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4만4224명이 좌석을 채웠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기 문양 티셔츠가 관중석에서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WBSC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