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확산되는 홍콩 지지 대자보… 훼손·충돌도 늘어

입력 2019-11-15 00:40
한양대 인문과학관 벽에 설치된 홍콩 시위 지지 '레넌 벽'. 연합뉴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국내 대학가에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들에 의한 대자보 훼손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자보를 둘러싼 학생들 간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4일 한양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쯤 중국인 유학생 50여명이 모여 대자보에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한양대 인문과학관 1층 벽에 붙은 ‘홍콩 민주화 운동과 함께할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며, ‘하나의 중국, 분할은 용납하지 않는다’ ‘홍콩 독립 절대 반대’ ‘김정은 만세’ 등의 문구로 대자보를 도배했다.

이들은 이에 항의하는 한국인 학생 10여명과 대치하기도 했다. 대치는 서로 욕설을 주고받는 수준까지 고조되며 저녁까지 이어졌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학생들은 또 다시 대자보 훼손 사태가 발생하면 형사 대응까지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연세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한 학생이 훼손하는 장면. 연합뉴스

연세대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내걸었던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이 훼손되는 사례가 발견되자 현수막을 내건 학생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경대학 인근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찬반 대자보. 연합뉴스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는 지난 11일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여러 차례 철거되면서 훼손과 보수를 반복하고 있다. 다만 대자보를 훼손한 주체가 중국 유학생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에는 대자보 훼손에 대한 경고문도 붙었다.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야외게시판에 붙은 홍콩 반대 시위 대자보.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사회과학관 게시판에 걸린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잇달아 훼손된 뒤 붙은 경고문. 연합뉴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