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콘텐츠의 힘을 앞세운 디즈니플러스(+)가 하루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애플TV+는 자체제작 콘텐츠가 큰 반향을 얻지 못하면서 잠잠한 출발을 하고 있다.
디즈니는 13일(현지시간) 디즈니+ 가입 신청이 12일 서비스 시작 이후 하루 만에 100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연말까지 8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라고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보도했다.
서비스 국가가 늘면서 가입자도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디즈니+를 서비스하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3곳뿐이다. 19일부터는 호주, 뉴질랜드, 푸에르토리코 등에서도 시작한다. 내년 3월까지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서비스에 돌입한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까지 더해지면 가입자 증가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는 2024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9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디즈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2020년에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하고 2024년에는 250억 달러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반면,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출발했던 애플TV+는 초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 풀은 ‘애플TV+는 아직 5달러의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시작과 함께 선보인 자체제작 콘텐츠 ‘더 모닝쇼’와 ‘씨’가 평론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애플TV+가 장기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다른 OTT들이 가입자 확대를 위해 경쟁하는 동안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사실상 모두 가입자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새 기기를 살 경우 1년간 애플TV+를 무료로 제공한다. 모틀리 풀은 “1년 무료 제공을 통해 애플은 콘텐츠 경쟁력을 끌어올릴 시간을 벌어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