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번의 경기 중 한 번 나올 수 있는 승리였다.”
라파엘 나달(33·스페인·1위)이 다닐 메드베데프(23·러시아·4위)에 대역전승을 거두고 기사회생했다.
나달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2019시즌 최종전인 니토 ATP 파이널스 앤드리 애거시 그룹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메드베데프를 2대 1(6-7<3-7> 6-3 7-6<7-4>)로 접전 끝에 물리쳤다.
나달은 11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2·독일·7위)에 패한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 질 경우 조별리그에서 짐을 쌀 위기였다. 하지만 나달은 나달이었다. 위기 속에서 빛났다.
1세트를 메드베데프에 내준 나달은 2세트를 가져오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메드베데프는 3세트에서 기세를 올렸다. 나달에 게임스코어 5-1로 앞서며 매치 포인트까지 만들었다.
나달의 대역전극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화려한 드롭샷을 앞세워 연속 4게임을 따내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막판 5-4 상황에선 코트 양쪽 구석으로 공격을 시도해 메드베데프의 실책을 유도하는 노련한 플레이로 결국 승리를 따냈다.
9월 US오픈 결승에서 메드베데프에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던 나달은 이번에도 메드베데프에 승리를 거두고 강한 면모를 보였다. 나달은 경기 후 “운이 좋았다. 1000번의 경기 중 한 번 나올 수 있는 승리”라고 자평했다.
이어 “3세트에서 메드베데프가 나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건 어려운 일인데 마지막엔 내가 메드베데프보다 약간 더 나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선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그리스·6위)가 츠베레프를 2대 0(6-3 6-2)으로 꺾고 2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1승 1패를 기록한 나달과 츠베레프는 각각 치치파스·메드베데프와의 마지막 경기를 치러 4강에 진출할 나머지 한 명을 결정하게 됐다.
한편 노박 조코비치(32·세르비아·2위), 로저 페더러(38·스위스·3위), 도미니크 팀(26·오스트리아·5위), 마테오 베레티니(23·이탈리아·8위)가 속한 비외른 보리 그룹에서는 팀이 2승을 거둬 4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조코비치와 페더러의 맞대결 승자가 4강에 합류하게 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