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의 섬’ 제주도민들이 ‘지속가능 소비’에 대한 인식과 실천율은 의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는 세계 유일의 4대 국제보호지역(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 습지)으로 깨끗한 지하수와 청정 자연환경이 경쟁력인 만큼, 원인 분석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발표한 ‘2019 한국의 소비생활 지표’에서 제주는 ‘지역별 소비자책임 인식 및 실천’ 11개 항목 중 8개 부문에서 전국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표시사항 확인’ ‘거래정보 비교’ ‘거래 약관·보증 기간 확인’ 등 합리적 소비를 위한 실천은 전국 평균의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소비생활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비율과 인식 정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제주는 ‘자원 재활용’과 ‘에너지 절약’에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에너지 절약’은 인천과 세종이 70점대를 보인 가운데 50점대를 기록한 곳은 제주(59.9점/최고 인천 71.6점)가 유일했다. ‘자원 재활용’ 항목은 제주가 60.2점으로 전국 평균(67.1점/최고 대전 72.3점)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윤리소비 실천’에서도 제주(49.1점)는 강원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친환경 상품구매’와 ‘녹색실천 선도’ 항목 역시 강원과 경북 이은 전국 최하위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013년 이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비생활 만족, 소비자의 권리와 책임 등에 대해 격년을 주기로 조사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세 이상 남녀 8000명(제주 215명)을 대상으로 1:1 가구방문 면접 설문조사 방식으로 시행됐다.
황미진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14일 통화에서 “이번 조사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해 상당히 현실적인 결과치를 담고 있다”며 “제주를 포함한 각 지자체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관련 정책의 방향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소비자원의 분석 결과는 연내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