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처음으로 응시자 50만명대가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 60만명대가 무너진 이후 불과 5년 만이다. 내년에도 고3 수험생이 대폭 줄고 하락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50만명대 재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14일 “2020학년도 수능 1교시 국어 응시 인원이 49만55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어 영역 지원자(응시원서 접수 인원) 수는 54만5966명이었지만 5만5414명이 시험을 보지 않았다. 국어 영역 응시율은 89.86%였다. 지난해 1교시 응시율은 89.32%였는데 소폭 상승했다.
공식적인 수능 응시자 수는 4교시 한국사 응시자 수가 나와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한국사는 필수 과목이어서 응시하지 않으면 전체 수능 점수가 0점 처리된다. 다만 수능 지원자 전체는 54만8734명이다. 국어처럼 응시율이 90%에 미치지 못하면 처음으로 수능 응시자가 40만명대에 진입하게 된다. 수능 응시율은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2017학년도는 91.1%, 2018학년도 89.5%, 2019학년도 89.1%였다.
2005학년도에 처음 60만명대가 무너진 이후 수능 응시자는 줄곧 50만명대에서 60만명대를 오갔다. 2009~2010학년도에 55만9475명에서 63만8216명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이후 60만명대를 이어오다 2015학년도에 59만4835명으로 50만명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이후 급격하게 응시자 수가 줄어 불과 5년 만에 40만명대로 하락했다.
수능 응시자 하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고3 학생의 대학 진학률 등을 고려해 추산한 대학 입학가능 인원을 보면 2019학년도 52만6267명이었다. 현재 고3이 치르는 2020학년도는 4만6891명 줄어들어 47만9376명이다. 현재 고2가 수능을 치르는 2021학년도에는 42만893명으로 뚝 떨어진다.
수능 응시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여지는 있다. 교육부가 수능 위주 정시모집을 확대하고 있는게 변수다. 정시모집에선 고3 학생보다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므로 재수생이 늘면 응시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의대로 전환되고 있고 6년제 약대가 만들어진다는 점도 응시자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고3 학생 감소로 전반적인 대입 경쟁률이 하락할 것이란 기대 심리도 커질 수 있다. 재수생이 늘어날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2024학년도에는 대학 입학가능 인원이 37만3470명까지 떨어질 정도로 학생 수 감소 폭이 크다. 재수생 증가로 일시적으로 수능 응시자가 늘어나더라도 하락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