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과 겹친 박정희 생일, 태극기부대 ‘행진 강행’… 소음 어쩌나

입력 2019-11-14 09:59 수정 2019-11-14 10:10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전국 1185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교통 체증, 소음 발생 우려 등으로 전국이 출근 시간을 늦추고, 항공기 이착륙도 전면 통제하면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소란스러운 동네가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다. 박 전 대통령의 생일과 수능 날짜가 겹치지만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보수단체들은 이날 추모행사를 강행한다.

박 전 대통령은 1917년 11월 14일 경북 구미시에서 태어났다. 이날은 그가 태어난 지 102주년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하는 이들이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모여 오전 8시부터 숭모제를 진행했다. 구미시는 매년 이날 숭모제와 탄신제를 지내고 있다.

숭모제가 열린 박정희 생가에서 1㎞ 안쪽에 구미 제8시험장이 있다. 수능이 겹치자 구미시는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원래 여러 인사가 축사를 하고, 화려한 공연을 펼치지만 소음을 우려해 오전 8시부터 30분간 숭모제례만 올리기로 했다. 수능이 8시40분에 시작하니 그 전까지만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구미시 행사와 별개로 우리공화당은 태극기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전 11시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탄신 102주년 제154차 태극기집회를 연다. 낮 12시30분부터 광평동 홈플러스 인근에서 집회 2부를 개최하고 구미시청까지 약 4.5㎞ 구간을 거리행진한다. 오후 4시엔 구미시청 앞에서 집회 3부를 연다. 경북경찰청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1000명이다.

우리공화당 측은 수험생을 배려해 마이크를 사용하거나 구호를 외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수능을 치는 학교가 없는 곳으로 행진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2부 집회를 여는 홈플러스 구미점 인근에 구미 제3시험장이 있다. 여기에서 562명이 시험을 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