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조위 “검찰이 4시간41분 의문 밝혀달라”

입력 2019-11-13 16:27
문호승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소위원장이 1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와 수색이 늦은 해경 지휘부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맥박이 있던 학생을 4시간41분이나 걸려 병원으로 이송한 해양경찰청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특조위는 1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 및 수색의 적정성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지난달 31일 해경이 참사 당일 단원고 2학년 임모군을 발견하고도 헬기가 아닌 함정으로 이송해 병원에 도착하는 데 4시간41분이 걸렸다고 공개했다. 당시 임군이 타고 있던 해경 3009함에는 두 차례 헬기가 도착했지만 김수현 서해해양경찰청장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만을 태우고 돌아갔다. 특조위는 이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보고 14일 특수단에 수사 요청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박병우 특조위 진상규명국장은 “당시 수난구호법과 해상 수색구조 매뉴얼 등에 따르면 해경 지휘부에는 긴급 구조활동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임군을 비롯한 희생자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한 김석균 청장, 3009함장 등 해경 지휘부 4명에 대한 수사 요청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두 번째 희생자가 발견된 이후 5시간40여분이 지나서야 세 번째 희생자가 발견돼 구조·수색 과정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산업은행이 청해진해운에 약 120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대출 의혹에 대해서도 지난달 7일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산업은행과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이 청해진해운의 신용평가 등급을 임의로 크게 높여 대출을 늘려줬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박 국장은 그러나 “산업은행의 대출 과정에서 윗선의 외압이 있었는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청해진해운이 하나은행에 허위로 서류를 작성·제출해 10억원을 빌린 것도 사기 혐의로 보고 수사를 요청했다.

특조위는 지난 6일 출범한 특수단과 협업하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문호승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특조위와 특수단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정확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엄격한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증거 자료 등을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해 다음 달까지 2~3건의 세월호 관련 사안에 대한 수사를 추가로 요청하겠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