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신호 한 번에 모든 방향으로 길을 건널 수 있는 ‘대각선 횡단보도’가 대폭 늘어난다. 그동안 차량 정체 우려로 적용하지 못했던 간선도로에도 생긴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 삼거리,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시 전역 대각선 횡단보도를 지금의 두 배로 확대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120여개 수준에서 2023년까지 240개로 늘린다. 차보다 보행자가 우선하는 도시를 만든다는 취지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보행 신호마다 모든 차량을 멈추게 해, 보행자가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서울시는 시내 설치된 신호교차로 5700개소를 전수 조사해 설치 가능지역 516개를 1차로 선정했다. 이 중 30개소를 내년에 설치한다. 이후 매년 약 30개소씩 앞으로 4년 동안 단계별 설치할 방침이다.
간선도로와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도 설치한다. 그동안에는 차량 정체 우려로 교통량이 적은 지선도로나 도로 폭이 좁은 이면 도로 위주로 설치했다.
연세대 정문과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는 내년 설치 예정이다. 이곳들은 보행자가 많아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대각선 횡단보도에 시간·요일제 신호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보행량 차이를 고려해 출퇴근시간대나 일요일에만 대각선 횡단보도를 활성화하는 식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