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13일 보도 설명자료에서 “12일 한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합동으로 연천 취수장 현장을 확인한 결과 침출수 사고 전후 수질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환경부 조사는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한 돼지 살처분 뒤 경기도 연천군 인근 하천이 붉게 물든 사고가 생겼기 때문이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군부대 내 매몰지 트럭에 쌓아둔 돼지 수만마리 사체에서 10일 핏물이 새어 나온 것이다. 이 사고로 침출수가 연천·파주 등 상수원을 오염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고 지점과 가장 가까운 취수장인 연천 통합 취수장은 사고 이후에도 정상 가동됐다. 그러나 파주 금파취수장은 12일 오전 10시부터 선제 조치 차원에서 취수가 중단됐다.
정부는 침출수 사고가 상수원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돼지 사체 핏물 유출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연천 취수장까지 거리는 13㎞지만 핏물이 유출된 지점은 매몰지 인근”이라며 “방제 둑을 쌓고 차단 시설을 설치해 하류 지역으로 핏물이 흘러가지 않도록 조치했고 유출한 핏물은 펌프 흡입, 준설 등으로 현재 하천에 핏물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환경부는 또 “추가적인 대규모 유출이 없다면 13㎞까지 떨어져 있는 연천 취수장에 침출수가 영향을 미칠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파주시가 금파취수장 취수를 중단한 것은 시민 불안을 우려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파주 금파취수장은 돼지 사체가 쌓여 있던 지점에서 약 55㎞ 떨어져 있다”며 “하천의 평균 유속을 고려하면 금파취수장까지 침출수가 도달하는 데 5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몰지 하천수가 취수장에 도착하지 않아 특별한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파주시는 시민 불안을 우려해 12일 정오께 팔당 광역 계통으로 급수원을 변경했다”면서 “수질 검사 결과 특이 사항이 없어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정상 취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돼지를 감염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한 것이어서 침출수에 ASF 바이러스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정부는 강조했다. 환경부는 “정확한 ASF 바이러스 감염 판단을 위해 12일 채수한 시료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분석하고 있다”며 “만약 바이러스가 있더라도 정수장에서 정수 처리 후 소독 공정에서 99.99%까지 바이러스를 제거하도록 시설이 갖춰져 있어 바이러스에는 안전하다”고 전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방제 작업을 실시해 추가적인 침출수 유출은 없지만 매몰이 완료되기 전까지 현장 점검을 지속해서 실시해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