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혼자 남은 아들 걱정했는데…” 교도소서 날아온 감사편지

입력 2019-11-13 04:46 수정 2019-11-13 04:46
A씨가 청주교도소에서 행정복지센터로 보낸 감사편지. 청주시 제공=연합뉴스

때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큰 감동을 몰고 오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던 행정복지센터에 교도소에서 한 통의 감사편지가 날아왔네요. 갑작스럽게 법정 구속이 된 아빠 탓에 아빠와 단 둘이 살던 아들은 홀로 남겨졌는데,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행정복지센터 덕에 아빠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던 사연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던 A씨(50)는 예상치 못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몇 달 전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아들과 단 둘이 살던 A씨는 갑작스럽게 홀로 남겨진 14살 아들이 가장 걱정이었죠. 아들 걱정에 전전긍긍하던 A씨의 마음이 전달된 것인지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성화개신죽림동행정복지센터는 A씨의 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행정복지센터는 가장 먼저 A씨의 아들이 청소년 공동생활시설인 그룹홈에 입소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룹홈은 부모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었거든요. 이후 아빠의 갑작스러운 부재에 혼란과 불안함을 느끼던 아들의 안정을 위해 심리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A씨의 아들이 제대로 생활할 수 있도록 생계비를 지원하고 후원 물품도 전달하는 등 아들이 아빠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습니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가 아들을 성심성의껏 도와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지난 3일 행정복지센터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보냈습니다. A씨는 편지에 “많은 직원분들께서 도와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센터 직원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 덕분에 제가 이곳에서 마음 편히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감사함을 전달했습니다.

A씨의 편지를 받은 행정복지센터의 한 직원은 보람을 느낀다는 반응을 전했습니다. 그 직원은 “혼자 남겨진 어린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여러 기관과 협업해 신속히 대처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감사편지까지 받게 돼 보람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지만, A씨와 그의 아들에게는 가장 간절했을 도움이었을 겁니다. 갑자기 아빠와 떨어져 혼자 생활하게 돼 많이 놀랐을 아들이지만, 행정복지센터의 도움 덕에 마음까지 춥게 지내고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