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미세먼지 농도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세먼지가 비교적 잠잠한 ‘추운 겨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는 모습이 찍힌 위성영상도 공개됐다.
서울시 미세먼지 연구소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세먼지 전문가 토론회 ‘미세먼지, 과학적 진단에서 해법을 찾다’를 개최했다. 미세먼지의 현황과 성분, 유해성, 원인을 분석했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는 기후 전망을 근거로 올겨울 미세먼지 농도가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예측했다. 겨울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인인 ‘북극 해빙 추이’ ‘시베리아 눈 덮임’ ‘열대 해수면 온도’를 분석한 결과 올겨울은 날씨가 추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울수록 미세먼지가 잦아든다.
올해는 북국 빙하 지역이 따듯해 한반도에 찬 기운이 밀려 내려올 전망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서쪽 시베리아에 덮인 눈 두께도 두꺼워 한반도를 싸늘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해수 온난화 현상인 엘리뇨와 라니냐가 동태평양을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단 미국이 “한국 날씨가 예년보다 따듯할 것”이라고 전망한 게 변수다.
단 장기적으론 미세먼지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계절풍의 영향이 줄어들어 대기가 안정되고 있는 데다 풍속도 점차 줄고 있어서다.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오래 머무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중국 미세먼지 민폐’를 입증하는 ‘천리안’ 위성영상도 주목받았다. 김준 연세대 교수는 지난 3월 4일 미세먼지 농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위성영상을 공개했다. ‘빛의 투과도’로 측정한 고농도 미세먼지 구름이 중국에서 몰려와 한반도를 뒤덮는 모습이다. 북경·상해발 미세먼지도 짙었지만, 요동에서 북한을 거쳐 넘어오는 미세먼지도 적잖았다.
김 교수는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풍에 영향을 받는 탓에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북경의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가 50㎍/㎥ 수준인데 한국은 24㎍/㎥, 일본 동경은 13㎍/㎥ 정도로 동쪽으로 올수록 반씩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력은 평시 국내 미세먼지의 30%, 고농도시 60% 수준으로 추정된다. 권승미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관도 ”중국 명절 대대적 불꽃놀이가 벌어진 다음 날 오후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다“며 ”많게는 평시 55%, 고농도시 75%까지 중국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