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의 먹구름이 걷히면서 위험자산 시장에 볕이 들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과 금 가격이 떨어지고, 주가는 오름세를 탔다. 시장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472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풀리면서 ‘돈맥경화’가 해소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고채(3년 만기) 금리는 12일 1.5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보다 0.09% 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은 채권 금리 상승 요인으로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 약화, 외국인 국채 선물 순매도 등의 영향 ”이라고 분석했다.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건 시장 약세로 채권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채권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도 하락세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따르면 이날 금가격은 g당 5만4370원에 마감했다. 금값은 지난 8월 13일 g당 6만2230원까지 치솟았었다. 연초(4만6240원) 대비 30% 넘게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로도 이어졌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국제 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채권자금은 석달 만에 5억5000만달러 순유출했다.
환율도 큰 폭으로 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원 떨어진 1160.8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말(1196.2원)보다 35.4원 떨어졌다. 한은은 “주요국의 지정학적 위험 완화 등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통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83포인트(0.79%) 오른 2140.92에 마감했다. 지난 9월 말 2060대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경기 불확실성 완화→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안전자산 가격 하락’ 수순으로 본다. 일부에선 일시적 조정 국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