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후… HDC 재계순위 20위 내·금호는 60위 밖으로

입력 2019-11-12 15:21 수정 2019-11-12 15:36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뒤로 승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HDC 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되면서 재계 순위에 큰 변동이 생겼다.

금호산업은 1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과 관련해 지난 7일 최종입찰제안서를 접수했으며, 이를 검토한 결과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며,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경우 재공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금호그룹과 HDC 그룹의 재계 순위에도 변동이 불가피하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관련 자회사들까지 모두 매각했을 때 재계 60위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이 없는 금호그룹은 사실상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 2개 계열사만 남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매출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이었다. 이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조1833억원이라는 압도적인 매출액을 기록해 사실상 그룹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재계 순위 59위였던 유진의 자산 규모가 5조3000억원이었고 60위인 한솔이 5조1000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자산 규모로는 재계 60위 내에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DC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전경. 연합뉴스

이에 반해 HDC 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재계 20위권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재계 33위이자 자산 규모가 11조원에 달하는 HDC 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재계 17위까지도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HDC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유통 부분이 항공업과 접점이 많다는 점에서 그룹 내 시너지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HDC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시아나의 운송 기능이 그룹이 추구하는 유통산업과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등과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 연합뉴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2년 박삼구 전 회장의 무리한 인수전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을 시작으로 2008년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다소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룹의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고, 동시에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겹치며 2009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겨줘야 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