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에서 네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범죄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 모녀의 집에서 발견된 채무독촉장이나 유서 등을 종합해보면 생활고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정례간담회에서 “현장상황 등 수사결과를 볼 때 (살해 등) 범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사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이 청장은 “일산화탄소 중독사가 실수로 벌어진 일은 아닌 듯하다”고 설명했다.
네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채무독촉장이나 유서 등을 종합할 때 생활고가 원인으로 보인다”며 “불법사채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고 1·2 금융권 빚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 청장은 “약자는 범죄뿐만 아니라 질병이나 빈곤 등으로부터도 보호받아야 한다”며 “경찰이 순찰을 돌거나 112 신고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질병이나 빈곤 등 고위험 의심 징후가 있는 이가 발견되면 지자체 등 유관기관에 통보해 경제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성북구 네 모녀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2시쯤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70대 노모와 40대 딸 3명이 모두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네 구의 시신은 부패 정도가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유서로 보이는 종이도 함께 발견됐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