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의 문화적 이용방안’을 모색한다. 집회·시위대가 아닌 시민을 위한 광장 조성을 본격화한 것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문화적 이용’을 주제로 오는 26일 오후 12시부터 4시간 동안 광화문광장에서 ‘광장문화포럼’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민이 바라는 광화문광장의 모습을 듣는 자리다. 전문가·시민조직 광화문시민위원회에서 제안한 ‘광장이 담아야 할 가치와 새로운 광장이 문화적 공간으로 이용되기 위한 방안’도 발표한다.
포럼은 3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각 세션마다 시민들은 서울시가 제시한 문장의 빈칸을 채우면 된다. 문장은 “광화문 광장, 우리는 ‘ ’를 희망한다” “광화문광장에서, 나는 ‘ ’를 하고 싶다” “광화문광장은 아이들에게 ‘ ’이어야 한다”로 구성된다.
세션별로 전문가와 시민의 발표 순서가 마련된다. 세션 1에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문화적 공간으로 조성되기 위해 갖춰야 할 공간과 시설물에 대해서, 세션 2에서는 광장 이용 기준과 문화콘텐츠에 대해 논의한다. 세션 3에서는 미래세대를 위해 광장이 담아야 할 가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서울시는 포럼 개최 전 온·오프라인 시민발언대를 운영해 추가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 현장 시민발언대는 오는 18~22 5일간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온라인 발언대는 13~22일 10일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광화문광장 홈페이지에서 운영된다.
포럼 외에도 서울시는 최근 ‘시민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주제로 시민 의견을 모으는 데 열중하고 있다.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에 올린 질문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어떤 공간이 되기를 원하는지’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민주주의 서울에 올라온 3가지 답변을 선별해 소개했다. “각종 집회·시위, 소음이 없는 시민 휴식공간이면 좋겠습니다”와 “조형물이면서 공연 시 의자로 활용되는 다기능 시설물을 만들어주세요” “마술쇼, 마임 등 공연이 펼쳐지고, 가족 단위로 쉴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답변 수집을 이어간다.
광화문광장은 수년 동안 집회·시위광장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천막과 우리공화당 천막 논쟁,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 퇴진집회 같은 정치적 집회가 기 싸움하듯 반복되면서 ‘광장의 주인이 누구냐’는 성토가 터져 나왔다. 서울시가 최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새 광화문광장은 달라야 한다’는 누적된 불만이 폭발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