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제품 앱 제작과정 줄여 생산성 200배…KAIST 신기술 개발

입력 2019-11-12 11:22 수정 2019-11-12 14:10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이 구현된 개발자 도구. KAIST 제공

스마트폰 앱 개발에 필요한 시제품(Prototype)을 기존 앱을 기반으로 제작해 생산성을 200배 이상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산학부 이성주 교수 연구팀이 시제품 제작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할 때 시장성을 확인하기 위해 앱의 기능을 간략하게 구현한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를 하지만, 시제품 앱은 대부분 디자인이나 겉모습만을 구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디자인과 달리 앱이 가진 고유의 기능은 개발자가 직접 구현해야 하는 탓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만 했다.

연구팀은 시장에 출시돼 있는 스마트폰 앱의 기능을 추출해 시제품 제작에 활용토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앱 중에서 개발자에게 필요한 기능이 있을 경우, 해당 앱을 시연하면 자동으로 기능이 추출되며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코드로 변환되는 것이다.

일례로 스마트폰 사용자의 수면을 감지해 자동으로 알림을 끄는 기능의 시제품을 만들려면 수면 상태를 추적하는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팀의 기술을 활용할 경우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수면 분석 앱에서 해당 기능을 추출해 시제품 제작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일반적인 앱 개발 과정에는 최소 1만 줄 이상의 프로그램 코드 작성이 필요하지만, 연구팀의 기술을 적용하면 불과 50여 줄의 코드 작성만으로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시제품 앱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램 코드가 200배 정도 줄어든 것으로 개발 비용·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해당 기술을 시제품 개발에 적용할 경우 개발자는 다양한 시제품 앱을 제작해 시험해 보고 가장 유용한 안을 선정해 정식으로 개발에 돌입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만 이 기술을 이용해 특정 회사·개인이 다른 앱을 모방한 제품을 내거나 상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되고 내부 시험용으로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주 교수는 “법적 자문을 거친 결과 내부에서 시험용으로 사용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만약 실제로 제품에 쓸 것이라면 원 제작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 기술을 사용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을 때 개발 속도가 매우 개선된다. 앱 기능을 손쉽고 빠르게 구현하면 유용한 앱이 더욱 많이 출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휘·박수영 박사과정, 고지훈 석사과정, 미국 버팔로 대학 스티브 고(Steve Ko)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1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 국제학회인 ‘ACM UIST’에 발표됐다.

KAIST 박수영(왼쪽) 연구원과 이성주 전산학부 교수. KAIST 제공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