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좌파 집권’ 멕시코 “모랄레스, 전화로 망명 요청해 수용”

입력 2019-11-12 09:59
지난 10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뉴시스

대선 부정 논란으로 대통령직을 사퇴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중도좌파 정부가 집권한 멕시코로 망명할 것으로 보인다.

마르셀로 에브라드르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몇 분 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통화를 통해 모랄레스 대통령이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그러면서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그가 위험에 처한 볼리비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망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멕시코 의회에 이 결정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볼리비아 정부에도 모랄레스가 안전하게 멕시코로 올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망명 허용 결정을 이미 미주기구(OAS)에 전달했고 유엔에도 곧 통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모랄레스 대통령의 구체적인 멕시코 망명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선 부정 논란 속에 퇴진 압박에 거세지자 11일 사퇴했다. OAS가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군 수장까지 나서 사퇴를 종용하자 내린 결정이었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에도 볼리비아 내에서 방화와 상점 약탈 등 시위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코차밤바 지역에 있는 모랄레스의 집도 시위대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