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협 “EBS 수능교재, 사교육비 절감 명분으로 독점기업화”

입력 2019-11-11 19:20 수정 2019-11-11 19:21
한 서점에 빼곡히 진열된 EBS 수능 교재. 연합뉴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수능교재를 상업 출판하는 게 교육과 출판 영역에서 공공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1일 출협에서 발표한 ‘공공기관 상업출판이 출판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정책 과제 제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EBS가 수능연계 정책을 통해 수능교재 시장을 독점하는 출판 대기업으로 변모했다고 지적했다.

출협은 “EBS가 출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학교 교실은 EBS 교재 중심의 문제 풀이와 암기식 수업에 집중하는 학원으로 변질됐다”며 “요컨대 EBS의 상업출판은 교육과 출판 양면에서 공공성을 저해하는 역효과를 발생시켜 온 것이다”라고 밝혔다.

출협은 교육 분야 출판시장의 현황과 관련 정책, EBS 출판사업의 역사와 현황, 해외 공영 교육방송사의 출판사업 사례 등을 조사·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또 EBS 상업 출판 관련 출판·유통·교육 분야 전문가 인터뷰와 출판계 설문 조사 결과도 수록되어 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EBS 초·중등 교재와 교양서가 출판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 응답자는 65.9%였으며 수능교재 분야를 넘어서 어린이·초등·중등 교재와 교양서적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52.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출협은 “그동안 EBS의 상업출판에 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형편이었다”면서 “EBS의 상업출판 행위가 ‘사교육비 절감과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라는 공적 담론의 보호 아래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출협은 오는 19일 열리는 제3회 출판정책포럼에서 이번 연구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한편 EBS 상업출판 문제에 대해 출판인들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