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팬을 위한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의 세심함에 팬들이 감동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 출전했다. 손흥민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에스코트 키즈의 손을 잡고 필드에 입장했다.
날씨가 문제였다. 이날 런던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부슬비가 내렸다. 거세진 않았지만 중계카메라로도 빗방울이 보이는 수준이었다. 일부 코치진들은 후드를 써 비를 막기도 했다.
선수들과 에스코트 팬들은 천장이 뻥 뚫린 스타디움에서 비를 맞으며 휘슬이 울리길 기다려야 했다. 특히 이날은 제1차 세계대전기념일이라 경기 전 행사가 평소보다 길었다.
모두가 가만히 비를 맞고 있던 그때, 손흥민의 배려심이 발동했다. 자기 앞에 서 있는 에스코트 키즈를 슬쩍 보고 웃더니 양손을 겹쳐 머리 위에 손우산을 씌워준 것이다. 이를 알아챈 어린이 팬은 손흥민을 향한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손흥민의 배려는 셰필드 유니폼을 입은 에스코트 키즈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판진과 악수를 한 손흥민은 허리를 숙였다. 옆에 서 있던 에스코트 키즈들과 눈을 맞추며 악수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의 손을 꼭 잡고 나서야 셰필드 선수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트위터 등 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을 지켜본 팬들은 “짧은 순간에 둘 사이의 장난스러운 감정의 교류가 느껴진다” “저런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 “국적 상관없이 모두에게 우리흥” 등 반응을 보인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 역시 “멋진 제스처가 카메라에 잡혔다”고 칭찬했다.
손흥민의 에스코트 키즈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다. 손흥민이 어린이 팬들과 입장하면서 어깨를 마사지해주거나, 장난스럽게 볼을 꼬집는 등의 장면이 종종 포착됐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1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낮게 깔아 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후반 33분 조지 발독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기세가 꺾인 토트넘은 셰필드와 1 대 1로 비겨 리그 5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