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오후 2시15분 14가지 범죄 혐의를 적용해 정 교수를 추가 기소했다고 밝혔다. 입시비리와 관련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위조사문서 행사, 사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사모펀드 불법투자와 관련해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업무상 횡령, 범죄 수익 은닉,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증거인멸 범죄와 관련해서는 증거인멸 교사, 증거위조 교사, 증거은닉 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정 교수는 구속영장 단계에서 이미 입시부정, 사모펀드 불법 투자, 증거인멸 교사 등에 관련된 11가지 범죄 혐의를 받고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는 2017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의무 및 백지신탁의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3명의 차명계좌 6개를 이용해 790회에 걸쳐 금융거래를 했다”며 “금융실명제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미공개정보로 WFM 주식을 거래해 얻은 1억6400여만원의 부당 이익을 추징하기 위해 추징보전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은 별지를 포함해 79쪽, 별지를 제외하면 32쪽이다.
검찰은 정 교수의 공소장에 입시비리 혐의의 수혜자인 딸 조모씨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범죄와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 정 교수의 동생 정모씨를 공범으로 포함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처리는 정 교수에 대해서만 이뤄졌다”며 “다른 공범 사건 처리는 전체 수사가 마무리 된 뒤 전체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는 험난했다. 지난달 구속영장 청구 직전부터 정 교수는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전날 소환에도 건강을 이유로 불응했다. 정 교수 측은 “건강이 악화됐다”며 “구치소에서 혈압이 굉장히 높게 올라가고 맥박은 또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고혈압’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검찰의 강제수사 착수 이후 뇌경색·뇌졸중 증상 등을 호소했고,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 점을 들며 안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여기에 혈압 문제가 새롭게 생긴 것이다.
정 교수는 지난달 구속 이후 10차례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실제로 출석한 건 6번에 불과하다. 나머지 4번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응했다. 검찰에 출석한 6차례 조사 중에서도 2차례는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해 조사가 중단됐다. 정 교수 측은 특별한 추가 진단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조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돼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지난 8월 27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 76일 만에 정 교수를 추가 기소하면서 수사는 사실상 조 전 장관 본인 조사와 신병처리만 남은 상황이 됐다. 조 전 장관은 단 시일 내에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정 교수의 공소장에 조 전 장관의 이름도 들어가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근 조 전 장관의 근무처인 서울대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조 전 장관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