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해군 창설 기념일인 11일에 맞춰 진수한 2800t급 신형 호위함(FFG-Ⅱ) 이름을 ‘서울함’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이라는 지명이 붙은 네 번째 해군 함정이 탄생한 것이다.
해군은 특별·광역시와 도의 이름을 호위함 함명으로 사용해온 원칙 등을 감안해 이 함정에 서울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울이라는 이름이 붙은 첫 해군 함정은 1946년 미국 해군으로부터 인수한 상륙정 서울정(LCI-101)이었다. 이 함정은 한국 최초의 해군 함정이었다.
이후 1968년 미국으로부터 처음 도입한 구축함 2번함이 서울함(DD-912)이라고 불렸다. 해군은 서울함 퇴역 후인 1984년 국내에서 건조된 울산급(1500t급) 호위함 2번함에 서울함(FF-952)이라는 함명을 부여했다. 이 함정은 2015년 퇴역한 후 서울함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함정이 퇴역하면 그 함명을 신형 함정이 다시 쓸 수 있다. 신형 호위함이 퇴역한 함정 명칭인 서울함이라는 이름을 승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군은 11일 “함명 제정 원칙과 해군 전력 발전을 위한 우리 군의 노력이 해방 이후부터 이어져온 서울함에 녹아 있다는 상징성을 고려해 신형 호위함 함명을 서울함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해군의 함명 제정 원칙은 함정 종류와 크기, 임무에 따라 다르다. 호위함에는 지자체명을 붙여 왔지만, 구축함에는 세종대왕함, 광개토대왕함 등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부여했다. 대형수송함에는 영해 수호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독도함, 마라도함과 같이 섬의 이름을 붙였다. 상륙함에는 고지 탈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비로봉함, 천왕봉함처럼 산봉우리 이름이 붙었다.
이날 진수한 서울함은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 규모다. 5인치 함포와 근접방어무기체계,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등을 갖추고 있다. 해상작전헬기 1대도 탑재할 수 있다. 가스터빈(기계식)과 추진전동기(전기식)를 추진체계로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어서 기존 함정보다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인천급(2500t급) 호위함(FFG-Ⅰ)에 비해 대잠수함 능력이 보강됐다.
서울함은 시운전평가 기간을 거쳐 2021년 해군에 인도된 후 전력화 단계에 들어간다.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진수식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 내외가 서울함에 연결된 줄을 도끼로 끊는 장면도 연출됐다. 군 관계자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