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칼을 쥔 ‘김군’ 김한샘은 남달랐다. 매 순간마다 필요한 플레이를 정확히 짚으며 팀 우승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다.
김한샘이 탑라이너로 활약한 펀플러스 피닉스(중국)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2019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G2(유럽)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첫 대회 출전에서 우승컵에 닿은 펀플러스는 ‘로열 로더’라는 영예와 함께 2년 연속 중국팀 우승에 일조했다.
이날 김한샘은 팀의 계획에 따라 카멜레온 같은 활약을 펼쳤다. 탑에 중심을 뒀을 때는 확실하게 게임을 캐리했고, 하체 중심의 성장 프로세스를 꾸렸을 때는 상대의 노림수를 무던히 흘려냈다. ‘죽지 않은’ 김한샘의 우직한 플레이에 팀원들은 안정적으로 게임을 풀어갈 수 있었다.
1세트 김한샘은 갱플랭크를 골랐다. 준결승에서 ‘더샤이’ 강승록을 무너뜨렸던 그 챔피언이다. 초반 ‘도인비’ 노틸러스와 합작으로 킬을 올린 그는 중반부터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화약통이 세워진 곳에서 상대 챔피언은 절반 이상의 생명력을 빼앗겨야 했다. 중반 이후엔 사이드 푸시와 라인 클리어에서 갱플랭크는 만점짜리 활약을 했다.
반면 ‘원더’의 라이즈는 초반 잇따른 데스를 딛고 아이템을 갖췄지만 상대의 깔끔한 군중제어 연속기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기도 전에 회색 화면을 봐야 했다. ‘캡스’의 파이크 역시 깎아 들어가는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감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펀플러스는 들어온 파이크를 침착하게 점사하며 상대의 계획을 망가뜨렸다.
G2는 결국 2세트 갱플랭크에 밴 카드를 사용했다. 김한샘은 클레드를 고르며 조연을 자처했다. ‘티안’의 리 신이 하체 위주의 동선으로 카이사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그 사이 김한샘은 아칼리를 상대로 초반 CS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 차례 투박한 전진으로 아칼리에 솔로킬을 딸 뻔한 명장면을 만들었다. 이후 합류전 양상에서 클레드의 궁극기 ‘돌겨어어억!!!’의 뿔피리 소리는 펀플러스의 승전보가 됐다.
3세트에서 다시금 김한샘은 갱플랭크를 꺼냈다. G2가 베이가(캡스), 이즈리얼(퍽즈)을 고르자 펀플러스는 ‘티안’이 대놓고 초반 바텀을 후벼 파며 8분 만에 포탑을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고립된 김한샘은 초반 CS 차이를 허용했지만 상대 정글의 지속적입 위협 속에서 데스를 허용하지 않으며 팀의 계획을 망가뜨리지 않았다. 이른 시간 탑과 바텀 타워를 철거한 펀플러스는 드래곤 버프를 바탕으로 내셔 남작 버프까지 챙겼다. 합류전 양상에서 김한샘은 어김없이 팀원과 함께했다. ‘포탄 세례’는 상대로 하여금 강제로 배수진을 치게 만들었고, 화약통은 상대 딜러진에 정통으로 꽂혔다. 초반 우위를 마지막까지 유지한 펀플러스는 결국 넥서스까지 파괴하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