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해철도 만났다…만찬 회동서 “똘똘 뭉쳐” 한목소리

입력 2019-11-10 20:07 수정 2019-11-10 21:33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의 화해 모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지방선거 당시 소송전까지 벌이며 경쟁했던 친문계 핵심 전해철 의원이 10일 이 지사의 공관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또 민주당 의원 50여명은 친형 강제입원 사건으로 대법원 최종심리를 앞둔 이 지사를 위한 탄원서 제출에 동참했다. 야권에서 보수 대통합이 본격화되는 것과 맞물려 여권에서도 내부 결집을 위한 행보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오늘 전 의원과 민주당 경기 지역 의원들과 함께 만났다”면서 “지난달 2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지사와 회동 때 전 의원이 국회 일정 때문에 불참했던 것을 이번에 다시 약속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자리를 놓고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은 ‘혜경궁 김씨’ 관련 의혹 등을 놓고 치열하게 다퉈 왔다. 그런 만큼 이날 회동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그간 제기됐던 갈등설을 일축하고 지지자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수원에 있는 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 전해철, 김진표 의원, 이 지사, 박광온 의원. 트위터 캡처

이날 만찬에는 두 사람 외에 이 지사와 가까운 정성호 의원과 친문계 박광온 최고위원, 경기 지역의 중진인 김진표 의원이 함께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하나로 힘을 모으자며 경기도의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호 의원은 “지금 민주당에 친문 비문이 어디 있느냐”며 “모두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친문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지지자들의 우려와 달리 경선 이후 이 지사와 전 의원은 서로 연락하며 잘 지내왔던 만큼 앞으로 이 지사가 경기도 도정을 잘 끌어갈 수 있도록 협력하자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진표 의원의 제안으로 “우리는 하나다”, “똘똘 뭉쳐 뭉쳐 뭉쳐”, “이재명 화이팅”과 같은 건배사를 외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앞서 전 의원은 이 지사 측의 요청에 따라 이달 초 이 지사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탄원서에서 “이 지사는 경기도에 필요한 정치인”이라며 “이 지사가 경기도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고 도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주시길 청원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1심 재판 때도 민주당 의원들이 연명으로 제출한 탄원서에 서명하는 등 이 지사를 돕는 일에 협력해 왔다고 한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전 의원을 비롯해 원혜영 김두관 제윤경 안민석 임종성 의원 등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최근 부쩍 여의도를 자주 찾으며 국회와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매달 한번꼴로 국회에서 열리는 민주당 의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의원 평가에서 의원실 토론회의 비중은 30% 이상으로 잡혀 있다. 이 지사로서는 의원들의 정책적인 토론회 개최를 지원해주는 동시에 친문, 비문 할 것 없이 두루두루 소통할 기회를 가졌던 셈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같은 행보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선거를 앞두고 우리끼리 분열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라며 “지지자들 역시 ‘원 팀’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