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나흘 앞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노동 존중 사회와 차별 없는 일터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10만여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9일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9 전국노동자대회’에서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자신의 몸을 불사른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돌아볼 때”라며 “문재인정부는 노동자와 시민이 막강한 힘을 쥐어줬지만 적폐청산, 재벌개혁 등 개혁과제를 방기한 채 역주행으로 폭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등 하반기 핵심 의제로 두고 국회가 탄력근로제 개악안 심의에 돌입하거나, 노조법 개악안을 상정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람슈메이 홍콩노총 건설노조 조직활동가도 연단에 올라 “세계화 아래서 전 세계 노동자들이 불안정한 일자리 등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은 홍콩 노동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히로시 일본 전노협 의장은 “일본 아베 정권이 지금 혐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과 재벌 정치라는 공통의 적이 있다”며 연대 의사를 표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동자대회를 마친 후 ‘노동개악 저지’ ‘노동기본법 쟁취’ 등 구호를 외치며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했다. 시위대가 국회의사당 앞 도로를 점거하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도 발생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 측과 비판 측도 9일 집회를 이어갔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범국민투쟁본부는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조 전 법무부 장관과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도 9일 오후 6시부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참여 문화제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공수처를 설치하라’ ‘촛불은 멈출 수 없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