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광현(31)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 7일 열린 프리미어 12 C조 예선 캐나다와의 2차전에서의 호투가 물줄기를 완전히 돌려놓았다. 김광현은 이날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피안타는 1개, 볼넷은 2개였다. 삼진은 7개였다. 150㎞가 넘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가 주목을 받았다. 이날 경기에는 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관전했다.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도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어서 호투가 이어질 경우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광현의 올 시즌 성적만 놓고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90.1이닝을 던졌다. 수술 이후 제기됐던 내구성의 우려를 일거에 잠재웠다.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삼진은 180개를 잡아낸 반면 볼넷은 38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퀄리티스타트도 24차례나 된다.
여기에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매우 강하다. SK 구단에 이미 진출 의사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 미국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김광현의 몸값으로 2년간 1580만달러(약 182억원)을 예상했다. 또 FA 상위 50명 가운데 42위로 올려놓았다.
그런데 문제는 김광현의 신분이다. 김광현은 아직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아니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구단의 허락이 필요하다.
김광현은 2016년 시즌 종료 뒤 첫 FA 자격을 얻어 총 85억원에 4년 계약을 맺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것이다. 2017년을 팔꿈치 수술로 통째로 날렸기 때문에 2년 더 SK에서 뛰어야 FA 신분을 가질 수 있다. 2년 뒤면 나이가 만 33세가 되면서 기량과 나이 등에서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가 아니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광현은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을 한 차례 시도한 바 있다. 2014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도전했지만, 금액 등의 문제로 계약 막판 진출에 실패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키를 잡고 있는 SK 구단은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가 끝나는 대로 김광현을 만나 메이저리그 진출 이슈를 마무리 짓는다는 입장이다.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는 17일까지 열리기 때문에 SK는 이달 20일을 전후해 가부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SK입장에선 김광현을 메이저리그로 보낼땐 전력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론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대승적 견지에서 김광현을 보내 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