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인간 중심’을 미래 모빌리티 개발철학으로 선언했다. 인간을 위한 통찰력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기술혁신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다양한 변화에 직면한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7일(현지시간)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피어27에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 2019(MIF 2019)’을 개최했다. MIF 2019는 ‘인간 중심 모빌리티’를 주제로 혁신적 모빌리티가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포럼에서는 특히 차량 공유 등 모빌리티 혁신이 도시계획같은 인간중심적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해 정체되는 현상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신이 샌프란시스코대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샌프란시스코를 예로 들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차량 소유 개념을 공유로 바꾸는 데 앞장섰지만 도로 등 도시 사정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혁신이 정체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도시와 모빌리티는 그 시작부터 우리 인간을 위해 개발되고 발전돼 왔다. 그렇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은 보다 넓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인간과 기술 혁신간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중심 스마트시티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문단은 심리, 도시·건축, 디자인·공학, 교통, 정치 등 각 분야 글로벌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2050년 미래 도시 정책과 구조 변화를 연구하는 미래도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문단은 포용적이고 자아실현적이며 역동적 도시구현이라는 인간중심의 미래 도시를 위한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포럼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대담도 열렸다. 미국의 도시개발 건축가 피터 캘도프는 ‘인류를 위한 미래 도시(Future city for humanity)’를 주제로 인간 및 보행자 중심의 공동체와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에인트호벤 공대 카를로 웨이저 교수는 ‘에어 모빌리티를 위한 어플리케이션’에 설명했다.
서을호, 김경은 건축가와 리어 이노베이션 벤처스(Lear Innovation Ventures)의 누리 골란(Nuri Golan) 이사, 혁신 전략가 데이빗 바이런(David J. Byron)이 ‘차량 실내 경험의 중요성(Interior is the New Exterior)’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주제발표에서는 그랩의 공동창업자 후이링 탄이 그랩이 동남아시아인들의 삶에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를 공개한다. 리막의 마테 리막 CEO도 자사의 경쟁력과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설명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