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깜냥 안 되는 초·재선 많아…절반은 물갈이 돼야”

입력 2019-11-08 10:03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물갈이 공천’에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 깜냥이 되느냐 하는 것”이라며 “적어도 (한국당 의원) 절반은 물갈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깜냥이 안 되는 초·재선 의원이 많다”고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공천) 혁신이 되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홍 전 대표 본인도 해당되는 ‘중진 용퇴론’ ‘지도부 험지 출마론’ 등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

그는 “2004년 2월, 17대 국회 공천심사위원을 하면서 내 기억으로는 현역의원 36명을 물갈이 한 일이 있었다”면서 그 대상으로 ‘아무런 역할 없이 선수만 채운 중진의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의원’, ‘총재 측근에서 십상시 노릇 했던 딸랑이 의원’, ‘깜냥 안 되는 초·재선 의원’을 들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의원이 된 지) 1년 6개월밖에 안 된 보궐선거 출신 초선의원도 ‘깜’이 안 돼 물갈이했다”며 “그러나 그 방법이 지금처럼 측근들 내세워 자기들은 빼고, 다른 사람 물갈이하라는 ‘내로남불’ 식으로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물갈이 대상 의원들을 설득하고, 때론 공천 시 자료를 제시해 사실상 동의를 모두 받았다”며 “그 결과 1명만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아름다운 승복을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공천 물갈이는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 탄핵’ 역풍에도 선전을 한 것이다”고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물갈이 공천의 기준은 선수·지역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 ‘깜’이 되느냐이고, 그다음에 당에 대한 헌신 지수, 의정활동 지수와 지역구 지지율과 교체 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은 정치적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었던 순간이 있었고, 당이 궤멸 직전까지 간 일도 있었다”며 “그것까지 고려해서 물갈이한다면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당대표 시절 본 바로는 지난 20대 공천은 ‘진박 감별사’의 준동으로 깜냥이 안 되는 초·재선이 많았다. (물갈이 공천을)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