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국주의 전범기인 욱일기의 2020도쿄올림픽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삼보일배 시위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됐다. 전 세계 이목이 쏠리는 맨해튼 한복판에서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된 욱일기의 역사적 정체성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오후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도쿄올림픽 욱일기 반대’ 삼보일배 시위에 나섰다. 해당 시위는 광복회와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추진한 행사로 현지 교포들도 다수 참여했다. 삼보일배는 타임스스퀘어와 32번가 한인타운에서도 진행됐다.
이날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 또는 두루마기 차림을 한 한인 교포들은 북소리에 맞춰 맨해튼 도심을 행진했다. 또 ‘욱일기의 도쿄올림픽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영문 전단을 뉴욕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시위대는 독일 나치 문양인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를 나란히 배치한 수십 개의 만장과 현수막을 들었다. 만장과 현수막에는 일본 극우 진영의 군국주의 부활 야욕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들은 또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처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범기 완장을 차고 깃발을 들고 있는 패러디 그림도 그려 넣었다. 유럽인들에게 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나치 문양을 통해 일본 군국주의의 만행을 부각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는 삼보일배 퍼포먼스와 관련된 광고물이 상영되기도 했다. 해당 광고물은 한국의 문화재와 기술력, 음식문화 등을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광고에는 광고비 모금에 동참한 후원자들의 명단도 있다. 다만 욱일기 또는 일본 군국주의와 관련된 직접적인 내용은 반영하지 않고 국화 잎들이 떨어지는 영상으로 한민족의 역사적 아픔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김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치기 사용은 금지하면서도 욱일기 사용은 허용하고 있다”며 “백인을 학살한 나치는 반 인류 죄로 처벌하면서도 아시아인을 학살한 일제를 묵인하는 것은 인종차별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상하이에서도 삼보일배 시위를 이어가면서 해당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태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