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참여 중인 안철수계 의원들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우리의 길을 간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12월 초 미국에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찾아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목소리를 직접 듣기로 했다.
변혁은 7일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과 유승민계인 유의동 의원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신당기획단을 출범했다. 다만 두 계파 간 의견이 달라 한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아직 안 전 대표의 지침이 없어서 (신당 창당에) 유보적인 상태”라며 “안철수계 의원들이 12월 초쯤 미국으로 가서 안 전 대표와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기획단 단장을 맡은 권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 이를 명확하게 천명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며 “5당 대표 중 누구도 정치와 국회의 세대교체를 할 수 없다. 스스로가 교체대상”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도 수차례 측근들을 통해 “한국당이 야권 재편의 중심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신당 창당에 100% 동의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다. 본인들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문제라서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하며 안철수계 의원들과의 의견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당에 대해 안 전 대표에게 말한 적은 없다”며 “많은 분이 안 전 대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무한정 시간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계 한 의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보수 통합 제의에 대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통합을 반기는 입장인 반면, 안철수계 관계자는 “변혁에서는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없었다. 유 대표가 통합에 3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한국당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