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온 개미 때문에 인천의 한 공단 공장 주변이 폐쇄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7일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5일 인천 서구에 있는 기계공단의 한 사업장에서 붉은불개미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수입 기계의 겉포장재로 사용된 골재에서 모양이 특이한 개미가 대거 나왔다는 것이었다.
곧바로 환경부와 농식품부, 인천시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투입돼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수입화물 세 개 중 한 개 포장용 골재에서 여왕개미 3마리와 일개미 약 3600마리, 번데기 약 620마리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이에 발견 장소 주변이 폐쇄됨과 동시에 통제선이 설치돼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됐다. 환경부는 개미의 이동을 막기 위해 포획 트랩을 공장 및 공장 주변에 75개를 설치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3개의 나무 포장재 전체를 대상으로 훈증 소독을 실시했고, 발견 장소 내외부 및 주변에 개미베이트(미끼)를 살포했다.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 이 개미는 붉은불개미가 아니라 긴다리비틀개미로 최종 확인됐다. 긴다리비틀개미는 아직 국내 자연 생태계에서 발견되지 않은 종이다. 이에 철저한 사전 관리를 위해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돼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이 개미는 농촌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군집 생활을 하며 생태계를 파괴한다. 인도양의 크리스마스섬 열대우림에서 고유종인 붉은참게가 유입된 이 개미들의 공격을 받아 죽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또 귤, 커피, 바나나, 망고, 두리안 등에도 해를 입힌다.
이 개미가 발견된 나무 포장재는 지난 2일 베트남 호치민으로부터 수입돼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이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 이 개미가 발견된 화물은 이중 밀봉된 상태로 수입돼 인천항 입항 또는 공단까지의 운송 과정에서 다른 곳으로 유출되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 등은 이번 주까지 발견 지점 및 그 주변 지역을 계속 예찰해 혹시 모를 긴다리비틀개미의 자연 생태계 유출을 철저히 방지할 계획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