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브랜드 데상트, 순익 전망치 87% 낮춰… 한국 매출이 절반

입력 2019-11-07 14:19
데상트 홈페이지 캡처. 데상트 로고.

일본 의류업체 데상트가 올해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한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인 만큼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신문은 7일 데상트가 2019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 매출 예상치를 1440억엔(약 1조5374억원)에서 9.2% 줄인 1308억엔(약 1조4734억원)으로, 순이익 예상치를 53억엔(약 566억원)에서 86.8% 낮춘 7억엔(약 75억원)으로 각각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데상트가 올해 실적 전망을 수정한 것은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한국에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데상트는 한국에서 데상트 외에도 수영복 브랜드인 아레나, 골프웨어 브랜드 먼싱웨어 등 5개 브랜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총매출 가운데 50%가 한국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한국 의존도가 높다.

데상트의 고세키 슈이치(小關秀一) 사장은 지난 6일 오사카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7~9월 한국에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며 “상당히 심각한 매출 감소로, 이렇게까지 심해질 줄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매의 영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한국 자회사의 결산이 마무리되는 12월 말 이후 현지에서 대책을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매출 급감으로 데상트는 중국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고세키 사장은 부진 타개 대책으로 전부터 언급해온 중국 사업에 주력할 방침을 강조했다. 현재 데상트는 중국에 130개의 지점을 냈으며, 향후 1000개 지점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계속 이어지며 데상트를 비롯해 한국 사업 비중이 큰 일본 회사들은 심각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자체 분석 결과, 한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 이상인 일본 기업 14곳의 3분기(지난 7~9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일 관계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이 스포츠용품 뿐 아니라 식품, 자동차 등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