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에서 문중 시제를 올리던 중 한 남성이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1명이 숨지고 가해자를 포함해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7일 진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9분쯤 진천군 초평면 선산에서 A씨(80)가 시제를 진행하던 종중원에게 휘발류로 추정되는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 불로 B씨(84)가 현장에서 숨지고, C씨(79) 등 11명이 다쳐 청주의 한 화상전문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60∼80대 고령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있던 한 종중원은 “25명 정도가 엎드려 축을 읽던 중 갑자기 불이 났다”며 “돌아가신 분이 (불이 붙은 채)숲 속으로 들어가 불을 빨리 끌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A씨가 종중재산을 횡령하고 땅을 임의로 팔아 형사처벌을 받았다”며 “여러 건의 문제로 종중원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종중원도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다.
A씨는 범행 직후 음독해 청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의식이 있고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평소에도 다른 종중 구성원들과 재산 문제로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당국은 펌프차 6대 등을 동원해 20여 분만에 불을 껐다.
경찰은 인화성 물질 시료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치료를 받는 A씨에게 형사들을 보내 체포한 상태”라며 “추후 방화나 살인 혐의 등으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회복되는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