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 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좌시 않겠다

입력 2019-11-06 22:05 수정 2019-11-06 22:08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달 5일 오후(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 대사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미국 측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북한이 6일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으며 우리는 결코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움직임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데 따른 반발인 것이다.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밤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미 국방성은 싱가포르 조미(북·미)수뇌회담 이후 중지하기로 공약했던 남조선군과의 연합공중훈련을 12월에 재개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있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앞서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보낸 성명을 통해 “연합공중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미 공군의 F-22 스텔스 전투기가 2017년 12월 실시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당시 광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는 모습. 주한미군 제공

권 대사는 “스톡홀름 조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지 한 달 만에 미국이 연합공중훈련계획을 발표한 것은 우리에 대한 대결선언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분별한 군사적 광기는 점점 꺼져가고 있는 조미대화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대결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극히 도발적이고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국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7공군사령부가 실시하는 연합공중훈련으로 매년 12월 실시됐다. 2017년 12 훈련 때에는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를 포함해 미 항공기 180여대가 투입됐다. 당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가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무장투하를 하는 시나리오를 숙달하기도 했다.

권 대사는 “우리는 이미 합동군사연습이 조미 관계 진전을 가로막고 우리가 이미 취한 중대조치들을 재고하는 데로 떠밀 수 있다는 데 대해 한두 번만 강조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으며 우리는 결코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움직임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