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승동 사장이 6일 독도 해역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강서소방서를 찾았지만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양 사장과 KBS 임원들은 이날 오후 ‘헬기 영상 미공개’ 논란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기 위해 강서소방서를 찾았지만 가족들은 “영상을 찍은 직원, 뉴스를 보도한 기자가 같이 와서 사과하라”며 면담을 거부했다.
앞서 이날 오전 강서소방서에서 KBS가 제공한 휴대전화 영상이 피해자 가족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은 20여초 짜리로 지난 2일 KBS 뉴스를 통해 보도된 영상과 같은 것이다. 영상에는 헬기가 독도에 착륙하는 장면과 이륙하는 장면만 있고 환자를 헬기에 태우는 모습이나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 등은 없다.
가족들은 “이미 다 아는 영상을 왜 또 틀었냐”며 “여기 있는 가족들을 한 번 더 죽이는 일 이”라고 항의했다. 또 “추가 영상이 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은 이날 영상 공개와 관련해 “KBS 측에서 직접 대구 강서소방서 직원을 통해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경이 KBS 측이 영상을 공개한 후 KBS 직원이 촬영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 국과수에 디지털 포렌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KBS가 해경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고 직전 헬기 모습이 담긴 영상을 뒤늦게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20분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도 강서소방소를 찾았지만 가족들로부터 “쇼하지 말라” 등의 핀잔만 들었다. 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권 시장 등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