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파행 부른 ‘강기정 버럭’… 한마디 못하고 돌아간 김상조

입력 2019-11-06 17:44
연합뉴스, 뉴시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6일 전체회의를 열어 비경제부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출석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으로 파행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오늘 회의는 8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기로 했다”며 “종합정책질의는 7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빚어진 강 수석의 ‘태도 논란’과 관련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정이 직접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간사는 이날 오전부터 회의 시간을 오후 2시로 늦춘 채 개의 여부를 놓고 논의해왔다. 그러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간사협의 후 “(민주당) 의원들은 격앙돼있으나 예산 심사에 만전을 기하고 여당으로 책임져야 하니 (야당 요구를) 받아들여 8일 심사를 하고 7일 종합정책질의를 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무수석이 나와 필요하면 사과하겠다고 했는데 발언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며 “오후에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와서 대답하겠다고 왔는데, 아무 말도 못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김상조 정책실장은 예결위 전체회의가 파행된 후 민주당 의원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회의장을 벗어났다.

예결위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2회의장에서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파행된 가운데 회의장을 나서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예결위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2회의장에서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파행된 가운데 회의장을 나서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비경제부처 예산안 심사를 이어가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운영위원회 고성 논란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해 파행된 가운데 김상조 정책실장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오른쪽) 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 의원은 오는 8일 강 수석의 전체회의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오전에 오는 것으로 얘기됐고 다른 수석들은 오후에 온다”며 “지난 5년간 예산심사 첫날 비서실장이 오고 그다음 온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에도 관례에 맞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간사 지상욱 의원은 “내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예결위에 나오니 이 문제에 대해 총리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비서실장에게 물을 대국민 사과를 총리에게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청와대 예산은 많이 깎일 수밖에 없다. 굉장히 입장이 단호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간사 이종배 의원은 “저희는 일관되게 비서실장이 나와 지난번 운영위 사건에 대해 청와대 대표로서 사과하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 수석은 여기 나올 자격이 없다”며 “강 수석이 국회 유린의 선봉에 선 것은 틀림없지만, 그날 비서실장이 같이 소리를 질렀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이마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날 국회를 찾은 강 수석은 예결위의 오전 전체회의 파행 후 “(저와 관련한 논란이) 국회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해서 예결위에서 관련 질의가 있으면 답하려고 왔다”고 했다. 이어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잘못한 건 필요하면 백번 사과해야 한다. 정의용 안보실장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이야기에 끼어든 것은 백번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이걸 핑계로 국회가 또 공전되면 어떡하나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