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핼러윈 파티서 ‘히틀러 코스튬’… 말리는 교사도 없었다

입력 2019-11-07 00:27
Chelsey Combe 페이스북 캡처

까만 넥타이와 고동색 셔츠, 단정하게 넘긴 머리. 핼러윈 코스튬(캐릭터 복장)으로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초등학생의 사진이 미국 온라인에서 논란이다. 이 학생이 팔에 찬 ‘나치 완장’과 콧수염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크릭사이드 초등학교의 핼러윈 파티에서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초등학생은 나치 완장을 차고 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학생은 히틀러 분장을 하고 소수민족 학생들을 향해 나치식 경례를 했다. 그러나 이를 제지하거나 처벌한 교사는 없었다.

현지 언론인 데저렛 뉴스에 따르면 이 사진들은 한 학부모가 페이스북에 처음 올렸다. 이후 이 사진들을 본 소수인종 학부모가 다음날 학교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제기했지만 학교는 “그 학생의 분장은 히틀러가 아니라 찰리 채플린이었다”고 설명했다.

화가 나 해당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학부모는 데저렛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히틀러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인물인데, 학교 누구도 이 학생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캡처

크릭사이드 초등학교가 위치한 ‘데이비스 학교 교육구’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학교 내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며, 학교 내에서 어떠한 인종 차별적인 증오와 관련된 행동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 사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다각도에서 조사중”이라 덧붙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학교는 교장과 지도 교사 한 명을 정직 처분했다. 그러나 이들 정직이 유급 정직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이들은 유급 정직이 아닌 파면을 당해야 마땅하다”고 분노했다.

이홍근 인턴기자